그동안 논란이 됐던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한농연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16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경제적 실익과 함께 자유무역국가로서의 대회적인 위상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 소식을 접한 농민들은 분노와 좌설에 빠져있다.

향후 경제적인 측면에서 얻는 직접적인 이득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가장 피해를 보는 분야는 단연 농업, 특히 과수분야이며 이로 인한 파급효과가 커 농업ㆍ농촌의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한농연을 비롯한 전국농민연대가 네 차례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찰의 물대포 세례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끝까지 격렬하게 시위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발빠르게 '이제 지원대책이 중요하다'며 상처를 수습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지만, 농민들의 귀에 들어올리 없다.

물론 정부는 비준안과 함께 부채경감특별법, 농림어업인 삶의질 향상법이 함께 통과되고 향후 10년간의 농업ㆍ농촌종합대책과 119조원 규모의 투융자 계획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실의에 빠져 있는 우리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쉽지 않다. 국회 비준과정에서 표출된 갈등과 대립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

농민들은 비준 통과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DDA 농업협상과 쌀 재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재벌과 언론은 허탈에 빠진 농민들 앞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농민단체나 농촌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를 대외신인도 운운하며 마치 집단이기주의의 한 전형인 것처럼 여론을 조장하면서까지 몰아붙인 집단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농업ㆍ농촌문제를 이런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없으며 농민과의 갈등만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을 갖고 농업ㆍ농촌 살리기에 적극 앞장설 것을 당부 한다.

특히 이번 FTA 비준과정에서 농업계를 분열시키고 농정불신을 초래한 인물들의 책임을 물어야한다.
아울러 참여정부는 농민들과 약속한 지원대책들을 장밋빛 청사진으로 끝내지 말고 확실히 실행할 것을 강조한다.
즉 농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구체적인 세부추진계획을 빠른 시일안에 수립하여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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