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8월9일부터 전국의 대형 유통업체에서 동시에 판매된다. 17일 미국육류수출협회는 “8월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전국 동시 판매를 하기 위해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등 대형 유통업체 20여곳과 계속 협의해왔다”며 “9일 일제히 판매를 시작하면서 공동 판촉 행사도 열기로 계획을 세워 유통업체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동시 판매일을 앞당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각 업체들이 판촉 행사 이후에도 계속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일정을 다음달 초로 잡았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가 대형할인매장 중 처음으로 지난 13일부터 미국산 냉장쇠고기 40톤을 들여와 53개 매장에서 본격 판매에 나서 농축산 및 소비단체들이 기자회견과 농성을 갖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경기, 경남, 광주·전남 등 각 지역별로 한농연과 한우협회 등 농축산 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해당지역 롯데마트에 항의방문과 농성을 했다.

이에 일부지역 롯데마트 지점에서는 판매대가 철수하기도 했으며 버시바우 미국대사의 롯데마트 서울역점 시식회도 최소됐다.

특히 전남의 광주·상무점과 경기 안성점에서는 점장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했다. 결국 농축산 및 소비자단체들의 시위로 롯데마트 전국 53개 점포중 서울역점, 광주·상무점, 안성점, 장유점 등 7개 매장의 미국 쇠고기 판매가 중단됐다.

한미 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와 광우병 국민감시단은 기자회견문에서 “롯데마트는 고객우선의 원칙을 견지한다며 당연히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시판과 판매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우협회도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당장 이익은 되겠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롯데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잘못된 결정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에스마트와 지에스슈퍼, 그랜드마트 등 상당수 대형 유통업체 쪽도 “8월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선두권 업체들은 9일부터 판매를 하기로 잠정 결정해 놓고도 농민단체들을 의식한 듯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확실한 답을 피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롯데마트처럼 개별적으로 판매에 나설 경우 농민단체들로부터 집중적인 항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동시 판매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롯데마트에 미국산 쇠고기 판매의 ‘선점 효과’를 계속 내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13일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했다. 농민단체의 반발로 서울역점 등 7개 점포에서 판매가 일시 중단되는 등 홍역을 치르긴 했으나, 16일까지 나흘 동안 미국산 쇠고기가 24t 팔리는 등 평소보다 3~4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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