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7월 30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2단계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브리핑 과정에서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농지를 전용하여 반 값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혀 농업계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농지를 전용한 ‘반 값 골프장’은 어려움에 처한 농업현실을 외면하고, 농업을 반토막 내기 위한 노골적인 농업말살 정책이다.

정부는 쌀협상, 한미 FTA 등 동시다발적 시장개방에 맞서 한국농업을 살리기 위해서 ‘혁명적인 농업대책’을 세우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직까지 혁명적인 대책은커녕 재탕삼탕 정책에 탈농유도정책만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경쟁력 없는 농지를 없애고 골프장을 지어 외화유출을 막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농업포기 정책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 원정 골프의 이유를 농지규제와 농업보호정책 탓으로 호도하지 말라!

정부는 반 값 골프장 추진 이유를 매년 발생하는 10조원의 여행수지 적자때문이며, 특히 동남아 골프 관광객의 증대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행수지 적자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부동산 졸부 공화국을 만든 한국의 실정을 무시한 채 골프장을 제 아무리 많이 세워도 다양한 상품과 저물가를 내세운 원정 골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마치 여행수지 적자와 해외 원정 골프의 이유가 농지규제와 농업보호정책으로 호도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350만 농민들은 여행수지 적자폭 해소마저 농업희생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

정부는 ‘전체 국민들을 위한 식량주권과 환경’을 ‘소수 부자들의 해외 골프여행’과 맞바꾸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

불행히도 한국농업이 좁은 땅덩어리와 열악한 생산토대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적 식량위기와 다원적 기능의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농업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록 동시다발적 시장개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농업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킬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것 또한 회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다. 350만 농민들의 목숨줄이 달려있고 전 국민이 부여한 근본적 농업회생방안에 대한 숙제는 계속 미루면서, 원정 골프를 칠만한 소수 부자들의 취미생활에 이토록 관심가지는 정부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350만 농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반 값 골프장 대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

쌀개방에 한미 FTA까지, 그야말로 농촌은 폭풍전야다. 소수 부자들의 골프장을 위해 삶의 터전인 농지마저 내놓으라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끝으로 관광레저산업 발전을 고민하는 정부에게 한마디 충고하고 싶다.

농업농촌의 보호 없이 자연경관이 보호되고 관광선진국이 된 나라가 없다. 관광레저산업 경쟁력 강화의 전제조건은 농업농촌 보호에 있음을 똑똑히 명심하라! 

(7월 30일자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발표 성명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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