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2625억 중 6조2625억원 농협이 자체 조달
정부, 요청액보다 적게 책정…마찰 발생할 듯
경제사업, 경제지주회사 이관 단계별로 추진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28일 사업구조개편과 관련 6조원의 부족자본금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7월 경제사업활성화위원회(14일), 사업구조개편준비위원회(26일), 이사회(27일)를 잇따라 개최한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과 자체 자본조달 계획, 정부지원 요청서를 확정, 부족자본금을 공식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농협이 부족자본금 지원금이 6조원인데 비해 정부는 그보다 적은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농협의 자회사 이관계획 및 자본금 지원방식 등도 정부 생각과 차이가 적잖아 마찰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농협 제출안의 주요 내용과 향후 절차, 쟁점사항 및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정부 지원금 산정=농협중앙회가 정부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중앙회 보유자본은 15조1673억원에 불과하지만 사업구조개편 관련 총 필요자본은 금융부문 15조7000억원, 경제부문 6조1000억원, 교육지원부문 5조6000억원 등 27조4000억원에 달한다.

농협은 부족자본 12조2625억원 중 자체적으로 6조2625억원(이익잉여금 1조169억원, 조합 납입출자 및 임직원 우선 출자 5600억원, 상호금융특별회계로부터 차입 및 농업금융채권 발행 등을 통한 조달금 4조6856억원)의 자본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농협은 사업구조개편 이후에도 교육지원사업의 원활한 수행 및 은행 등의 규제비율 충족을 위해 부족금 6조원을 출연 또는 출연에 준하는 출자 형태로 2012년 3월 2일 전 중앙회를 통해 일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제사업활성화=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은 지난달 14일 경제사업활성화위원회에서 발표됐던 내용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경제사업의 경제지주회사 이관은 단계별로 추진된다. 우선 1단계로 2012년 3월 2일까지 기존 자회사 13곳을 이관하고 2단계로 2015년 2월까지 판매·유통사업이 넘어간다. 2단계는 세부적으로 소매(농협마트), 공판(농협공판), 식품(농협식품), 종묘, 안심축산 등을 2013년까지 자회사를 설립해 2014년, 청과도매 및 생활물자와 함께 지주회사로 이관하고 양곡(농협쌀), 축산공판은 2014년 자회사 설립 후 2015년 2월까지 지주회사로 넘어간다. 3단계로 자재 및 회원경제지원사업은 2017년 2월까지 이관된다.

경제사업활성화 계획으로는 농·축산물 판매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선출하회, 들녘별경영체, 축종별 공동출하조직 등 전속출하 농가를 육성하고 조합간 연합을 통한 시·군 및 도단위 연합마케팅 사업을 추진한다. 농협중앙회는 조합이 출하하는 농·축산물의 50% 이상을 책임 판매하기 위해 안성, 밀양 등 주요 권역에 5개 도매물류센터 설치, 쌀 판매회사 설립, 안심축산 브랜드 활성화, 농협식품 설립 등을 실시한다.

▲향후 절차=농협으로부터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과 자체 자본조달 계획, 정부지원 요청서를 제출받은 농림수산식품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부족자본금 지원규모 등을 확정하고 국회 심의 및 예산 수립 등을 위해 관련 내용을 9월경 국회 상임위원회에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심의 등의 과정을 통해 부족자본금 규모 및 자본금 지원방식 등이 확정되면 정부와 농협은 예산에 맞는 경제사업활성화 계획과 배분방식 등을 재수립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leehw@agrinet.co.kr)

(2011년 8월 1일, 한국농어민신문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