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자본금 지원방식 두고 정부 출자 검토 반면 중앙회는 출연 요구 이견
자회사 등 경제사업 이관도 2017년 2월까지 진행 계획 고수…논란 예고

농협중앙회가 지난달 28일 정부에 제출한 부족자본금 지원 및 경제사업활성화계획 등에 대한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경제사업부문에 자본금을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농협의 약속 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자회사 이관과 부족자본금 지원방식에 대해서도 정부와 농협의 생각이 달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긋난 법 개정 취지=농협법 개정안 부칙 4조에는 중앙회는 보유자본 배분에 있어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해 경제사업부문에 필요한 자본을 우선 배분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농협법 개정논의시기인 지난 3월 3일 이재관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확정된 자본금의 30%를 경제사업부문에 우선 배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이 확정되면 자본금과 자체조달자본금 등과 합산해 각 사업부문에 배분할 계획”이라는 농협중앙회 관계자의 말처럼 정부 제출안에는 농협 자본금을 경제사업부문에 우선 배분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반영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앙회 보유자본 15조1673억원 중 농협이 약속한 대로 최소 30%인 4조5501억원을 경제부문에 우선 배분, 경제부문에 필요한 자본금 6조1000억원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양부 농협제자리찾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농협은 15조1673억원의 자본금 중 우선 6조1000억원을 경제부문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지원 자본금에 필요하다고 언급된 조합상호지원자금 4조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합상호지원자금은 농협중앙회장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의혹이 많아 투명성 확보가 시급한 자금이지만 농협은 자본으로 분류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 자금을 교육지원 자본금이 아닌  별도의 독립적인 기금관리위원회를 만들어 경제지주회사가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농협 충돌 불가피=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개편 이후에도 교육지원사업의 원활한 수행 및 은행 등의 규제비율 충족을 위해 부족자본금 6조원을 출연 또는 출연에 준하는 출자 형태로 2012년 3월 2일 전 중앙회를 통해 일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2017년 2월까지 총 3단계에 걸쳐 경제사업의 경제지주회사 이관작업을 진행한다는 농협의 계획은 정부의 생각과 상반돼 충돌이 예상된다.

우선 농림수산식품부는 부족자본금을 출자형태로 금융지주회사에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포함된 자본금이 경제사업에 배분될 경우 원금 및 이자 상환 등으로 경제사업 활성화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어 수익이 많은 금융지주회사에 지원할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사업의 경제지주회사 이관에 대한 방식도 정부와 농협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경제지주회사가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자회사 등 경제사업을 이관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농협은 신규 자회사 설립에 따른 시기 소요 등을 이유로 2017년 2월까지 진행한다는 의견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정부는 농협이 제출한 안에 대해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향후 정부와 농협이 쟁점사항을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leeh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