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외협력실

지난 3월 2일(목) 개최한 탄소중립 시대, 한돈산업의 길을 묻다 정책 토론회에는 관련 이해관계자 수십여명이 모여 치열한 논의를 전개했다. 금번 호에서는 본 토론회에서 제기된 주요 토론요지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1.안용기 경기도청 축산정책과장

경기도는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 관련 당장 가능한 사업인 사료 단백질 과잉 제한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축종별 사업 예산을 확보, 지원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의 경우 사료만 소비하고 폐사되는 가축으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 등에 대응하려고 한다. 중장기적으론 대규모 가축분뇨 처리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 가축분뇨 처리시설 예비후보지 조사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유기성 폐자원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나가고 있다.

2. 문석주 대한한돈협회 부회장

경축순환을 강조하지만 현실적인 제도가 이를 막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요소수사태가 발생했던 수입 요소 원료 중 46%는 화학비료를 쓴다. 이게 석탄에서 채취하는 거라 탄소중립과는 맞지 않는다. 농식품부 정책도 화학비료를 가축 퇴·액비 전환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화학비료 양은 줄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축분뇨가 나오면 당연히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화학비료 양을 단계적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면 수치로 제시돼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경종농가들은 경제적 가치 등으로 퇴·액비를 쓸 수 있으면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다. 그런데 퇴·액비 관련 규제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게 밑거름과 웃거름의 차이다. 밑거름은 시비처방서가 있어 퇴·액비를 쓸 수 있는데, 웃거름에 대한 시비처방서는 아예 시스템 자체가 없다. 퇴비 형태로 분뇨를 활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가축분뇨법엔 시비처방서대로 액비를 쓰라고 한다. 이런 불합리한 규제만 조금 변화시켜줘도 가축분뇨가 화학비료를 대체하며, 결국은 이것이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3. 김성훈 한돈미래연구소장

한돈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전체 배출량의 1%도 안 되는 양에 불과하다. 매우 작지만 그래도 정부 정책에 맞추기 위해 우리 한돈업계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사실 탄소중립이 최근에야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한돈산업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선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폐사율을 감소시킨다던지, 사료 효율을 높인다던지, 성장률을 개선한다던지 이런 것들이 다 탄소 중립과 깊은 연관 관계가 있다. 적은 양의 사료를 먹고 같은 양의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면 한돈산업 경쟁력 향상뿐만 아니라 후방 산업인 사료 곡물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 앞으로는 한돈산업이 탄소중립이나 ESG 경영 등을 통해 소비자 인식을 개선, 좀 더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연구를 계속해야 할 분야는 배출계수 산출방식이다. 연구를 통해 국내에 유리한 배출계수를 산출해야 한다. 지금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제안하고 있는 배출계수를 사용하면 국내 축산업이 부풀러지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탄소중립이 한돈업을 비롯한 축산업에 규제로 다가올 수 있다. 그동안 잘못 알려진 많은 이슈들이 규제로 다가와 한돈업계를 상당히 어렵게 했지만, 이제는 정부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육성을 통한 인센티브 강화 등에 중심을 뒀으면 한다.

4. 이승헌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농축수산흡수전문위원

3월 중에 NDC(2030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세부 실행 계획이 발표될 계획이다. 여기에 농축산 분야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농축산 분야에선 경종 관련 질소 비료 사용 저감과 녹물 관리라는 두 가지 대책이, 축산은 사양관리 관련 장내 발효와 분뇨 처리가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업계에선 전체 온실가스 배출 중 3.1% 비중에 불과하고 한돈업만 보면 그중에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인데 축산업과 한돈업이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비판받고 있어 억울해할 측면이 있다. 주범이 아닌 것은 분명 맞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말하면 오늘 농식품부 주제 발표 자료 중 2021년 기준 8개소인 에너지화 시설이 2030년에 45개소, 2050년엔 75개소까지 늘려야 한다. 또 윤영만 교수 발표를 보면 2030년엔 1일 1만5000톤 처리까지 가야 한다. 2030년은 이제 7년밖에 남지 않았다. 37개를 더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고, 초기에 해야 할 일들도 많다. 또 중요한 것은 배출계수다. 이 배출계수가 국가 통계상에 잡혀 측정이 돼 기록관리가 돼야 IPCC 등에 보고할 수 있다. 이 배출계수를 좀 더 고도화해야 하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이것도 시간을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한돈분야에선 분뇨 에너지화가 우선시 될 것 같은데 현재 주어진 시간과 해야 할 일을 고려해 지역적으로 먼저 가능한 곳을 상용화하고 경제성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이후 국가에서 배출계수가 나오면 기술 추이 봐서 우선순위를 결정해 진행돼야 한다. 궁극적으론 농업 쪽에선 경종과 축산 순환 경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양 분야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순환 기능이 됐으면 한다.

5. 남광수 축산환경관리원 경영전략실장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활용하면 탄소중립에 효과를 불러올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에 국회나 정부 차원의 지원과 생산자단체와 각 전문가들의 관심과 협조가 꼭 필요하다. 또 축산분야의 탄소중립을 위해선 직불제를 비롯한 인센티브 정책을 제도화해 농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역시 예산이 들어가기에 국회에서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독일 같은 경우는 가축 분뇨 에너지화 시설이 1만 개가 넘는다. 우린 현실상 그렇게까지 확대하기는 힘들지만 단계적으로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소규모로 바이오가스 에너지 시설 실증화 테스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게 빨리 상용화되고 정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우리 축산환경관리원에서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해나가겠다. 끝으로 중요하지만 쉽게 할 수 있는 게 농장 단위에서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다.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해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있고 국민들에게 축산업 인식 개선을 알릴 수도 있기에 나무 심기 운동을 적극 제안하고 싶다.

6. 이인복 서울대 교수

축산과 원예를 같이 하고 있다. 우리가 네덜란드·덴마크와 국제 공동 연구를 해 왔다. 한 3년쯤 해오다 다시 5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이론적 연구를 해오다 지난해 1년간 계절별 검증실험도 진행했다. 20여 군데 지속적인 실험을 했다. 냄새 제거와 공기정화 등이 바이오커튼(냄새 여과장치) 같은 경우 40~50%, 습식스크러버는 60~70%, 잘하는 곳은 80~90%까지 올라갔는데, 이런 시스템을 개발해 90% 전후까지 끌어올리고 궁극적으론 에너지 회수율을 70~80%까지 상향시키려고 한다. 끝으로 원예와 축산이 하나의 탄소 에너지 자원순한 체계를 마련해 에너지 탄소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 조만간 관련 아이디어를 소개할 기회가 빨리 왔으면 한다.

7. 정경석 농림축산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장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잘 수렴해 정부가 대처해나가겠다. 주제 발표한 내용 중에 첨언해 말하자면, 솔직히 축산 농가는 탄소 감축을 해야 할 의무 대상자가 아니다. 철강이나 자동차, 제철소는 무조건 탄소 감축을 해야 한다. 결국 우리 축산업의 탄소중립 활동 관련 사례를 정부가 많이 보급하고 확산해 나가며 주무 부처에선 탄소중립 활성화를 위해 규제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한돈산업을 육성해 나가려고 한다. 정부나 축산과학원 같은 연구기관에선 어떻게 추가적인 활동을 통해 적정 사료를 먹일 수 있고, 분뇨 처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적정 처리해 에너지화할 수 있는지, 그것을 통해 국민들에게 축산업이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다는 쪽으로 비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축산업이 저탄소로 가야 하는 가장 큰 의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제 그렇게 하기 위해 정부도 최대한 감축기술을 제도화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 나가겠다. 오늘 두 번째 발표한 금강축산처럼 좋은 사례를 좀 더 많은 농가에 알릴 수 있도록 정부가 생산자단체 등과 소통해 나가겠다. 정부는 가급적이면 충분한 인센티브나 예산 지원을 최대한 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선 정부는 물론 생산자단체 등에서도 같이 활동을 해나가 주셨으면 한다. 이런 활동들이 모이면 탄소중립 시대 한돈산업이 갈 수 있는 방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8. 박판규 환경부 수질생태과장

쌀 소비량은 주는 반면 육류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다. 육류 소비량이 느니 당연히 축분을 적정 처리하는 방식이 옛날식으론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축분이라는 것은 고농도 유기농 덩어리다. 잘 활용하면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반대로 적정 관리가 안 되면 수질에 흘러들어가거나 메탄이나 이산화질소가 발생하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제 가축분뇨는 공공재 개념으로 가야 한다. 축산업을 환경오염 주범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환경부에서도 이건 말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 등에 있어 환경부가 어떻게 도와드릴지 구체적인 내용은 이제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겠다.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협회와 언론과도 협업하면서 사업 계획을 구체화시켜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