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외협력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막을 내린지 1개월여, 한국농어민신문과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4월 1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이후 평가와 개선 방안 모색 좌담회”를 개최했다.

위탁선거법 개정에 대한 주요 쟁점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향후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보다 공명하고 정책이 우선되는 선거로 거듭나기 위한 주요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의미있는 토론의 장이 펼쳐졌으며 주요 토론자의 토론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국농어민신문 기사 인용)

좌장 : 조합원의 알권리 확대한다는 면에서 위탁선거법 개정에 큰 틀에서 동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개정 법률안도 다수 발의되면서 지금이 위탁선거법 개정의 적기라고 본다. 국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이호중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유권자의 알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위탁선거법이 개정돼야 하는 것에 동의한다. 위탁선거법이 2014년에 제정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법안 심사 당시 회의록을 보면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가 없는 가운데 진행됐다. 그러면서 10년이 흘렀다. 그러면서 위탁선거법 개정 법률안이 19대, 20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고 수 십개의 법안이 쌓여 있는데 개정이 왜 안 됐느냐고 말한다. 물론 법안 소관 상임위원회가 행안위라는 핑계도 있지만 행안위의 여야 입장이 달랐다. 위탁선거법 개정이 되려면 상반기 내에 빠르게 논의를 거치고, 내년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처리가 될 수 있도록 진행이 돼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10년이 넘었는데 왜 국회에서 (위탁선거법이) 제대로 처리가 안 됐는지 생각해 보면 사실 주인이 없거나 주인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위탁선거법 개정은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관련 부처라 할 수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도 반대하지 않는다. 여기에 농협중앙회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낸 것도 없고, 조합장들 사이에선 (위탁선거법 개정) 건의문까지 채택한 바 있다. 특별한 반대 의견이 없는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것은 행안위 소속 의원들에겐 위탁선거법인 중요한 법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다른 법안들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면서 사문화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위탁선거법과 관련된 주인들이 나서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미약했다고 본다. 저도 위탁선거법 개정에 애착을 가져 온 만큼 제가 맡은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겠다. 특히 올해 정기국회 이전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위탁선거법과 관련해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조직(농협, 농민단체)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

좌장 : 직접 조합장 선거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충과 애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들어보겠다.

▲김용우 표선농협 조합장=이번 동시조합장 선거를 2년 전부터 준비했다. 준비 과정에서 불편한 것이 너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선거운동을 하려면 조합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야 연락도 하고, 소통도 하는데 연락처를 알 수 없다. 더 답답한 것은 선거기간 전에는 선거에 나오겠다는 얘기도 못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선거운동을 부부가 같이 다니면 후보자만 명함을 줄 수 있고, 아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옆에 서 있기만 한다. 가족이나 배우자는 선거운동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선거운동을 혼자만 하니 새벽 2시 전에 잠든 경우가 없고, 5시면 일어난다. 지금도 그 후유증이 있어서 새벽 2시면 잠을 깬다. 이처럼 선거운동 제약이 너무 심하다. 이에 반해 현직은 자연스럽게 조합원을 만나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데 도전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위탁선거법에 불합리한 점이 많다. 선거기간이 짧은 것도 문제다. 후보등록부터 선거운동까지 15일 밖에 안 된다. 이 기간 동안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이 너무 힘들다. 따라서 사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현재 선관위에서 두 달 전부터 농협에 의뢰해 예비후보자로 가능한 사람을 사전에 보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간에 예비후보자로 직접 등록하고 명함도 배부할 수 있게 선거운동도 하고 후보자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 또 선거기간에 돌입하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후보자의 얼굴은 전송할 수 없다. 그러니 조합원들은 후보자의 얼굴도 모르고 투표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기에 후보자의 얼굴을 알 수 있도록 현수막을 걸 수 있는 방법도 허용돼야 한다. 토론회나 연설회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실제 유권자들과 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조합원들과 대화도 하면서 농협의 발전과 비전을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조합장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아닌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후보자의 정책을 제대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최영철 한농연중앙연합회 감사=먼저 4년 전에도 위탁선거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한 적이 있다. 아마 오늘 좌담회로 위탁선거법이 바로 개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현행 위탁선거법이 잘못 됐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개정이 안 되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저도 4년 전에 조합장 선거를 치렀는데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제3회 선거 전에 위탁선거법이 개정되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했다. 그런데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도전하지) 못했다. 현실이 그렇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조합장 선거를 치르는 지역이 협소하니까 지금의 위탁선거법으로 얼마든지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일부 농협이나 축협은 국회의원 선거구보다 오히려 지역이 넓다. 10개 시군이 선거지역으로 묶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조합장 선거의 지역이 협소하다고만 바라볼 것이 아니다. 이와 함께 조합장의 역할은 지역의 경기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다. 예를 들어 조합의 경영에 따라, 또는 농산물 가격에 따라 지역 경기가 들썩거리기도 한다. 이런 조합장을 뽑는 기준이 되는 위탁선거법이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 더 제한 요소가 많다. 그래서 위탁선거법을 개정해 조합원들이 제대로 알고 조합장을 뽑을 수 있도록 알권리를 충족시켜 달라는 얘기다. 당장 지금 발의된 개정 위탁선거법 모두를 처리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김기태 소장의 말처럼 아주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우선 개정하는 등 단계를 나눠서 법률을 개정하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농해수위나 행안위 의원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과감하게 위탁선거법을 개정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좌장 : 법학박사의 입장에서 법률적으로 위탁선거법을 해석하면 어떤가.

▲이선신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민주적인 선거가 되려면 개방성과 공정성이 필요하다. 개방성은 선거로 직책을 맡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입후보할 기회가 주어 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조합장 선거는 출자금 얼마 이상, 연체나 채무가 없어야 하고, 조합 이용 실적도 있어야 하는 등 피선거권이 제한돼 있다. 따라서 개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정성 측면에서는 현직 조합장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후보자를 알릴 권리와 기회도 없고, 선거권자도 알권리가 제한돼 있다. 위탁선거법이 불법이나 타락 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는 부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예비후보자 도입이나 후보자의 연설이나 토론을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자유선거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선거에 나오는 것을 얘기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 따라서 위탁선거법 개정은 금품살포나 허위사실 유포 등의 금지되는 행위만 규정하고 기타의 행위는 허용하는 방식으로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한 위탁선거법 개정과 함께 우리나라 협동조합법 전반의 문제도 함께 아울러 선거제도를 살펴봐야 한다. 위탁선거법은 협동조합을 공공단체로 보고 있는데, 법적 관점에서 보면 협동조합을 공공단체로 보기는 어렵다. 협동조합의 본질적인 특성인 자율과 자치성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위탁선거법이 개방성과 공정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좌장 : 정부와 선관위의 입장을 들어보겠다.

▲강동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위탁선거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본다. 개별 안건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선거방법의 다양화, 선거운동 주체의 확대 등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생각이 같다. 이번에 동시조합장 선거를 하면서 무자격 조합원의 정리나 공명선거를 위해 농협중앙회·선관위와 협조체계를 구축하면서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여전히 선거 위반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선거위반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직 조합장의 당선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조합원의 알권리와 선거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예비후보자 제도를 도입하고 가상 전화번호 제공, 선거주체 확대, 후보자 대담토론 등 선거운동 방법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런 점은 농식품부도 원하고, 선관위도 상당 부분 원하고 있고, 조합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위탁선거법이 행안위 소관이라서 접근성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사회적 공감대와 함께 농식품부와 선관위가 행안위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위탁선거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오늘과 같은 좌담회가 그런 힘을 모으는 자리이고, 여야 구분 없이 (위탁선거법 개정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4월 중순 경에 행안위에서 법안심사소위가 열린다고 들었다. 그 자리에서 위탁선거법 개정 논의가 잘 될 수 있도록 농식품부도 적극 노력할 것이다. 또한 선관위와 협력해 동시조합장 선거가 좀 더 깨끗하고 조합원의 알권리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

▲김동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선거과장=선관위는 2015년 7월과 2019년 4월에 위탁선거법 개정 의견을 두 차례에 걸쳐 국회에 제출을 했다. 그런데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제3회 동시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선거운동 자유와 유권자의 알권리 보장에서 측면에서 많이 미흡한 점이 있었다. 그에 따라서 후보자 유권자가 금품수수 유혹에 많이 노출되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우리 선관위는 지금까지 현장과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선거운동 자유 확대와 유권자의 알권리 보장 등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제도개선 의견을 제출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무 부처와 전문가들이 위탁선거법 개정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다.

#청중 발언

▲김병용 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 국장=오해가 있을 수 있어 설명을 하고자 한다. 농협중앙회가 후보자 토론회나 대담·연설 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제발표에 돼 있는데 반대가 아니다. 대담이나 토론회 도입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니 신중히 접근하면서 법 개정 시 대담이나 토론회 방법들을 구체화하자는 의견이다.

▲이지웅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현장의 목소리를 들려 드리면 조합장 선거에서 여전히 돈 선거가 만연해 있다고 한다. 이 원인이 위탁선거법에 있다고들 말한다. 따라서 현장의 조합장과 조합원들은 음성화를 부추기는 현행 위탁선거법을 고쳐야 한다고 얘기한다. 선거는 건강한 상호 비판과 경쟁이다. 이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는 위탁선거법은 개정돼야 한다. 농협중앙회도 위탁선거법에 대해 조합원들과 조합장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견을 수렴하고 조사·연구를 하는 등의 농정활동을 해 주길 바란다.

#정리 발언

▲이상길 한국농어민신문 논설위원(좌장)=유권자의 알권리와 출마자의 선거운동 방식을 확대하는 내용의 위탁선거법 개정은 큰 틀에선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 문제는 내용이다. 향후 내용을 다듬어가는 과정에서 오늘 토론이 기폭제가 돼서 공정하고 자유롭고, 능력과 정책·비전으로 경쟁하는 선거가 되도록 위탁선거법이 빠른 시일 내에 개정되도록 함께 대응했으면 좋겠다.